요새 틈이 날 때 유튜브를 자주 본다.
진정한 신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쏟아지는 정보의 폭우 속에서
작은 실마리들을 엮어 나만의 방주를 만들다 보면
세상에 내가 이렇게 게으르고 부족한 풋내기였구나
깊이 자각케 된다.
고교시절에는 후회를 모르고 살았다.
그야말로 최선이었다 진심으로 믿었다.
대학시절에는 때때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했다.
근래에는 오늘의 내가 한 생각과 행동들이
최선이라는 기대감 자체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괴감으로 채워진 실망같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도리어 차분한 현실인식이고,
아직도 나는 희망을 잃지도, 노력을 멈추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무지의 축복 속에서 괴로워하다
그대로 끝나는 게 삶일지라도
긴 가뭄에 바싹 마른 너른 황야의
아직 마르지 않은 깊은 우물들에 의지하여
한 고비 고비 지난다.
아주 오랜만에 부질없는 글 한 조각 남기는 것도
언젠가 마신 그 우물의 맛을 기억하기 위함이다.